킬링 포인트가 없다, CHEVROLET TRAILBLAZER

킬링 포인트가 없다

CHEVROLET TRAILBLAZER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트랙스와 중형 이쿼녹스 사이를 메우는 동시에 한국GM 수익성 향상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전략 SUV다. 현대, 기아가 꽉 잡고 있는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어 위기의 한국GM에 더 나은 내일을 제시해야만 한다. 판도를 바꿀 무기는 3가지 다채로운 디자인과 높은 공간 활용성 그리고 차세대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묘수가 필요하다

멀리 볼 것도 없다. 한국GM의 올 1월 실적은 내수 5,101대, 수출 1만5,383대로 총 2만484대다. 이는 지난해 12월 대비 47.2% 감소한 수준으로(내수 8,820대, 수출 2만9,998대, 총 3만8,818대),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뜻한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말리부, 트랙스 등기존 볼륨 모델의 판매량 급감이다. 업계는 현대, 기아의 중형 세단 및소형 SUV 라인업 강화가 한국GM 판매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풀이해서 쉐보레 모델 라인업 시장 경쟁력이 현저히 낮을 뿐만 아니라 팔릴만한 차도 없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 속 등장한 트레일블레이저는 판매량 회복과 경영 정상화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따라서 트렌디한 디자인, SUV에 걸맞은 넉넉한 실내 공간, 부족함 없는 퍼포먼스 등 국내 소비자가 선호할 만한 조형, 공간, 성능을 내세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할 신차의 어깨가 무겁다.



트레일블레이저 디자인은 (왼쪽부터)기본형, 액티브, RS 등으로 운영된다


눈길 사로잡는 강렬한 인상, 균형 잡힌 비율

트레일블레이저는 대담한 전면 디자인과 과감한 후면 디자인을 뽐낸다. 위아래로 나눠진 그릴과 날카롭게 재단된 허리선 그리고 볼륨감 넘치는 꽁무니가 도로 위 존재감을 드러낸다. 디자인 종류는 총 3가지로, 기본형, RS, 액티브가 그것이다. 먼저 RS는 전용 포인트 레터링, 블랙 보타이, 보디 사이드 몰딩, 카본 패턴 스키드 플레이트, 전용 18인치 알로이 휠, 라운드 타입 듀얼 머플러 팁 등으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날렵한 눈매는 형뻘인 블레이저를 똑 닮았다


실내에도 D컷 스티어링 휠, 전용 계기판과 레드 스티치 등으로 차별화를 두었다. 이어 정통 오프로더에서 영감을 받은 액티브는 전면 X자 형상의 프로텍터 디자인을 통해 남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크 티타늄 크롬 스키드 플레이트와 스퀘어 타입 듀얼 머플러 그리고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가 맞물린 전용 17인치 알로이 휠이 눈에 띈다. 참고로 RS와 액티브에는 투톤 루프가 기본이다. 



계기판 생김새는 단조롭다. 전달해야 할 정보만 딱 보여준다


실내에서 주목할 만한 기능은 와이어리스 애플 카플레이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이 기능은 블루투스로 애플 시리와 연동돼 전화, 문자, 음악, 팟캐스트,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더욱 편리하게, 안전하게 제공한다. 와이어리스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 내부 정책 때문에 사용 불가다. 한국GM은 구글 정책이 바뀌는 대로 해당 기능을 서비스할 방침이다. 유선 안드로이드 오토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이용 가능하다.



액티브, RS에는 투톤 루프가 적용된다


이 차의 크기는 준중형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소형인 기아 셀토스 사이에 자리한다. 길이 4,425mm, 너비 1,810mm, 높이 1,660mm, 휠베이스 2,640mm로 현대 투싼과 비교해서 55mm 짧고, 40mm 좁으며, 15mm 높다. 휠베이스는 30mm 짧다. 기아 셀토스와 비교해서는 50mm 길고, 10mm 넓으며, 45mm 높다. 휠베이스는 10mm 길다. 딱 준중형과 소형을 아우르는 체구다. 덕분에 비율이 좋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아서다. 균형 잡힌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액티브에는 실버 레터링이, RS에는 블랙 레터링이 부착된다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1열은 물론 2열도 좁다는 느낌이 없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60L며, 6대4 비율로 폴딩되는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470L까지 활용 가능하다. 부피가 큰 짐도 거뜬히 싣고 나를 수 있다. 2단 러기지 플로어로 트렁크 바닥 부분의 높낮이를 2단계로 조절할 수도 있다. 많은 짐을 소화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트렁크 도어는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 게이트를 통해 손을 쓰지 않고 발동작만으로 열 수 있고, 트렁크 레벨링 메모리 기능은 사용자에게 적절한 트렁크 도어 높이를 설정할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60L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470L까지 활용 가능하다


출력과 연비 모두를 잡은 다운사이징 엔진

엔진 라인업은 1.2L 가솔린과 1.35L 가솔린 2종의 GM 차세대 다운사이징 유닛이 있다. 1.2L 가솔린은 LS와 LT 트림에서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를 발휘하고, RS와 액티브에 들어간 1.35L는 156마력, 24.1kg·m를 낸다. 변속기의 경우 전륜구동 버전에는 무단 변속기가, 사륜구동 버전에는 9단 자동이 맞물린다. 정통 오프로더를 표방한 시승차 액티브는 다단 변속을 통해 나름 경쾌한 가속을 뽐낸다.



터레인 타이어가 기본인 액티브


가속 초반 터보 래그가 느껴지긴 하지만 속도가 높아질수록 엔진이 활기를 띄며 답답함 없는 움직임을 보인다. 다만 저배기량 유닛이기에 회전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힘겨워 하는 기색을 띈다. 엔진 사운드 대비 속도계 바늘 움직임이 시원하지 않다. 한편, 수동 변속을 위한 +/-버튼은 여전히 기어 레버 좌측에 있어 조작이 쉽지 않다.




승차감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여러 충격은 잘걸러내지만 시승차의 터레인 타이어 때문에 다소 거친 진동이 엉덩이와 허리를 계속 자극한다. 그래도 하중 이동 시 거동은 탄탄해 시종일관 침착한 자세를 유지한다. 와인딩 로드를 빠르게 달려도 불안하지 않다. 매끄러운 주행을 원한다면 액티브가 아닌 RS 트림을 추천한다.



세련된 인테리어다. 날카로운 선과 입체적인 면이 현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행모드(스포츠, 스노, AWD)는 스위처블 올휠드라이브 시스템으로 설정할 수 있다. 주행 중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도 전륜과 사륜구동을 오가며 오프로드는 물론 미끄러운 빗길, 빙판길에서 안정적인 달리기가 가능하다는 게 한국GM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 시스템은 연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륜구동 시 프로펠러 샤프트 동력 전달을 차단한다.

제원상 복합연비는 액티브 AWD 기준 11.6km/L. 차의 크기, 엔진 출력, 구동방식, 휠·타이어 세팅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치다.



X자 형상의 프로텍터 디자인을 통해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액티브


기본 안전품목으로는 전방 충돌 경고 및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등이 있고, 옵션으로 차선 변경 경고 및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을 택할 수 있다. 이외에 주행 환경 개선을 위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액티브 노이즈 캔셀레이션 시스템 등 편의품목도 아낌없이 챙겨 넣었다.



RS는 라운드 타입 듀얼 머플러로 역동적인 조형미를 뽐낸다


다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여러모로 잘 만든 차다. 디자인, 실용성, 주행성능 등 차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에서 준수한 상품성을 강조한다. 가격도 경쟁모델 대비 합리적이다. 다만 시장을 압도할 결정적인 한 방은 찾기 어렵다. 1인자를 따라하려는 노력만 보일 뿐 1인자를 넘어서려는 트레일블레이저만의 특색이 없다는 말이다. 전략 SUV에 전략이 빠졌다.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만의 색깔이 없는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쌍용 코란도가 오버랩된다. 한국GM이 만든 현대, 기아 같은 것이 가장 큰문제다. ‘대박’을 기대하는 한국GM 희망은 그저 희망으로 멈출 것 같다.






글 문영재 기자 사진 한국GM
(주)자동차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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