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린다, 아버지의 길을 따라 Born 2 Drive

나는 달린다, 아버지의 길을 따라

Born 2 Drive



개봉 12/12(목)    

장르 다큐멘터리, 가족, 어린이

감독 다니엘 파레 

출연 올리버 솔베르그, 피터 솔베르그, 페르닐라 솔베르그

스튜디오 페노멘 스튜디오AS 

등급 전체 관람가


그 누구도 단번에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실패에 실패, 도전에 도전을 더하면서 하나씩 몸에 익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내가 서 있는 그 자리가 바로 정상이 된다. 영화 <본 투 드라이브>도 그렇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다양성 영화이자 다큐멘터리 영화다. 포스터에는 “600마력 레이싱 카 경주에 도전하는 소년의 성장실화”라는 카피가 쓰였다.

이 영화는 2003년 WRC 정상에 오른 페터 솔베르그(Petter Solberg), 그의 아내이자 페터 솔베르그 랠리팀의 총책임자인 페르닐라 솔베르그(Pernilla Solberg) 그리고 아버지의 성공을 보며 자란 아들 올리버 솔베르그(Oliver Solberg)의 이야기다. 첫걸음마 때부터 면허를 따고, 레이스 출전에 이르기까지 올리버의 성장 연대기다. 모든 레이스 장면이 실제고, 연출된 촬영이 아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영화는 레이스를 앞두고 긴장한 상태의 올리버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이경기에서 북유럽 랠리크로스 우승자가 가려진다. 영화는 ‘소년의 질주 본능’이라는 한국어 제목을 따로 달았다. 이 영화는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포드 V 페라리>와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 실제 일어난 사실에 바탕을 두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포드 V 페라리>는 반세기 전 두 주인공이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우승했던 이야기를 영화적 재미를 더해 재현했다.


반면 <본 투 드라이브>는 프로 드라이버인 페터 솔베르그와 그의 아들 올리버 솔베르그가 직접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그때그때 찍은 여러 영상, 대화와 인터뷰 내용을 편집해 자연스럽게 이어나간다. 그래서 더관객의 마음에 깊이 파고든다.

2001년생인 올리버 솔베르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자동차를 곁에 두고 살았다. 모터스포츠가 내 삶이라고 말할 정도로 아버지를 닮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내비친다. 7살 때부터 8년간 크로스 카트를 탄 다음 본격적인 랠리 도전에 발을 내딛는다. 그의 꿈은 언젠가 아빠보다 더위대한 레이서가 되는 것이다.


2016년, 올리버가 15세가 됐을 때 노르웨이를 떠나 프랑스 자동차 스포츠연맹(FFSA)의 오토 스포츠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이곳에서 그는 프랑스어 공부부터 체력 증진, 서킷 레이싱 등으로 실력을 차근차근 쌓는다. 그 사이 월드 랠리크로스 준결승에 참가한 아버지 페터는 경기 도중 다중충돌사고를 당해 갈비뼈 두 개가 골절되고, 쇠골도 부서지는 큰 부상을 당해 철심을 7개나 박는 대수술을 받는다.


올리버가 크로스카트 스웨덴전에 출전했을 때 아버지가 경기장을 찾았다. 페터는 라트비아에서의 사고를 ‘경력을 통틀어 가장 힘들 때’라고 말하고, 올리버는 그런 아빠를 보며 “오늘 난 아빠를 위해 경주한다”며 굳게 다짐한다. 비가 오는 궂은날, 올리버는 첫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덴마크에서의 준결승에서 올리버는 충돌로 자동차가 불에 탄다. 실수가 이어지며 압박감이 심해졌다. 북유럽 챔피언 후보가 되어야 하는데 계속되는 실수에 한탄스럽기만 하다며 고개를 숙인다.


이제 랠리크로스 세계로

올리버는 아버지를 쫓아 2017년에 새로운 카테고리인 랠리크로스로 종목을 변경했다. 영화에서는 북유럽 랠리크로스 경기(RallyX Nordic)를 보여준다. 시즌 개막전, 2.3km의 코스에서는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진다. 일반 랠리보다 짧은 코스는 한 바퀴를 도는 시간이 채 5분이 안된다. 그래서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시즌 개막전에서 올리버는 다른 차와 부딪치면서 차가 거의 반파됐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3위를 차지한다. 단상에 올라가서 샴페인을 터트리며 환호하는 모습은 경기에서의 진지한 모습과는 달리 영락없는 장난꾸러기다.


집으로 돌아와 차고에서 아버지와 함께 차를 수리하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아버지는 경기에서 어떻게 하면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는지, 코너를 돌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자신이 체험한 모든 것을 아들에게 전해준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아들의 눈빛은 사뭇 진지하다.


페터 솔베르그는 2003년 WRC에서 챔피언에 등극한 직후 소감에서 “아들이 태어나고 최고의 순간”이라고 답했다. 또한 아들에게는 “누구나 승자는 아니다. 레이서가 얼마나 노력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가 레이싱에서 뛰도록) 도와준 사람을 생각하며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주가 제 삶의 전부에요.” 아버지는 이런 아들의 자신감과 도전 정신을 보면서 예전에 경기 중 스티어링 휠이 풀렸는데 코드라이버가 공구를 꺼내 조이며 멈추지 않고 달려 결국 우승했다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이어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에서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다. 챔피언 출신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자동차에 푹 빠진 올리버는 15살의 나이에 성인 못지않은 실력으로 성장했다.



아버지의 뒷모습을 좇는 아들의 이야기

이 영화는 영화 <분노의 질주>나 <포드 V 페라리>하고는 결이 다르다. 살아 있는 스토리다. 그 어떤 각색도, 준비된 대본도 없다. 레이스를 준비하는 이면의 이야기, 실제 경기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자리다툼, 엄마 아빠와 이야기하는 아들의 모습 등 극도의 긴장감과 평화로움이 얽히고설키면서 이어진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해서인지 어리지만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올리버 솔베르그.


덕분에 이 영화는 지난해 5월 서울 구로에서 열린 제7회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장편 부문 구키초이스상을 수상했다. <본 투 드라이브>에서 아버지의 경기 모습을 본 꼬마 아들이 아버지의 길을 따라가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뿌듯하게 만든다. 수없이 넘어지고 일어나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정신적으로 성숙해진다. 그리고 마침내 올리버는 북유럽 랠리크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새 역사를 쓴다. 그는 아빠와 함께 경주해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말한다. 이에 아빠는 대답한다. “한번 생각해보마.”


마침내 코스에 두 대의 차가 나란히 섰다. 아들의 간절한 바람에 따라 아빠와의 진검승부가 드디어 시작된다.



정리 김영명 기자 자료 제공 영화사 화요일

(주)자동차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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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기자 다른기사보기